글로벌 펀딩 프로그램에 제안서를 제출하다 보면, 단순히 양식에 맞춰 내용을 작성하는 것 이상으로 심사자들이 자주 궁금해하는 포인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 팀이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심사자의 시선’에서 설명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글로벌 펀딩 프로그램(예: Solve, Roddenberry Catalyst Fund, GIF, GSBI 등)의 가이드라인과 선정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심사자들이 제안서를 읽으며 자주 묻는 10가지 핵심 질문과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이 문제는 정말 '해결할 가치가 있는가?' – 문제 정의의 설득력
제안서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것은 문제 자체의 의미입니다. 단순히 흔한 사회 문제를 나열하기보다, 데이터와 사례를 바탕으로 그 문제의 시급성, 대상의 명확성, 해결의 긴급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2. 기존에도 시도된 방식 아닌가? – 차별성과 혁신성
비슷한 솔루션이 이미 있다면, 우리 방식이 왜 더 효과적인지 설명해야 합니다. 기술적 접근의 차이, 타겟팅 방식의 변화, 실행력 면에서의 강점 등을 구체적인 비교를 통해 보여주세요.
3. 실제로 이걸 실행할 수 있나? – 실행 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일정, 예산, 팀 구성, 외부 파트너와의 관계 등 실행 계획이 구체적일수록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도 간략하게 포함하세요.
4. 기대하는 '임팩트'는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 정량/정성 지표
국제 펀딩 기관은 결과를 수치화하고 싶어합니다. 단순히 '도움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어떤 변화가, 언제까지, 얼마나 일어날지를 예측하고, 이를 어떻게 측정할지(M&E Plan)를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5. 수혜자는 이 솔루션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가? – 수요 기반 설계
사용자 중심(User-Centric Design)이라는 키워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타겟층의 피드백, 사전 인터뷰, 공동 설계 사례 등을 통해 '당사자가 공감하고 원하는 솔루션'이라는 점을 입증해 보세요.
6. 이 솔루션은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가? – 지속가능성 계획
한 번 지원받고 끝나는 구조는 선호되지 않습니다. 후속 자금 확보 방안, 지역 파트너십, 수익모델 유무, 현지 기관의 인수 가능성 등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이 팀이 그걸 해낼 수 있는 팀인가? – 팀 구성과 배경
심사자 입장에서, 좋은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건 '이 팀이 해낼 수 있을까?'입니다. 팀원의 전문성, 관련 분야 경험, 역할 분담, 과거 실적 등은 신뢰의 핵심입니다. 초기 팀이라면 자문단이나 외부 파트너 보완도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8. 지금 이 타이밍이 왜 중요한가? – 전략적 시기성 강조
문제의 시급성뿐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 이 솔루션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예: 정책 변화, 시장 변화, 기술 트렌드, 커뮤니티 요청 등과 연결하세요.
9. 제안서 구조와 문장은 이해하기 쉬운가? – 표현력과 메시지 명확성
좋은 내용도 복잡하거나 장황하게 쓰면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간결한 문장, 명확한 구조, 소제목 활용, 요약 정리 등은 심사자 입장에서 매우 환영받습니다. 핵심은 '논리적인 흐름'과 '반복 노출되는 메시지'입니다.
10. 이 펀딩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 목적의 진정성
'돈이 필요하다'는 말 대신, 이 펀딩이 우리에게 어떤 전략적 전환점이 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예: 파일럿을 확장하기 위한 자금, 첫 실증에 필요한 비용, 시장 진입 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 등으로 제안서의 진정성을 마무리하세요.
'심사자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제안서의 본질입니다.
국제 펀딩 제안서는 단순히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나열하는 문서가 아니라, 심사자의 질문에 조리 있게 대답하는 구조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위의 질문 10가지는 거의 모든 국제 펀딩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핵심 항목이며, 이 질문에 대한 준비가 곧 서류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실제 제안서 작성 전, 팀원들과 이 10가지 질문을 기준으로 한 번씩 토론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자체가 제안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워크숍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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